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철도공사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드론이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 인근 야고딘역에서 우크라이나 철도공사 소속 기관차를 공격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공격 직전 야고딘역에는 존슨 전 총리와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안보 담당 자문관 등이 탑승한 열차가 정차해 있었다. 이들은 키이우에서 열린 얄타 유럽전략회의에 참석한 뒤 폴란드로 이동 중이었다. 열차는 러시아군의 공격 위협에 따라 운행 일정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역을 빠져나갔다. 열차가 떠난 지 약 15분 뒤 인근에 있던 우크라이나 철도공사 기관차가 러시아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철도공사는 이 드론이 중앙 모니터링 관제 담당자에게 먼저 포착됐으며, 열차 승객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진 뒤 기관실이 피격됐다고 밝혔다. 당시 별도 열차에 타고 있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장도 공격 직전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열차에 탑승했던 한 영국 경제학자는 가디언에 “철도 관계자들의 지시에 따라 승객들은 호숫가 덤불 속에 숨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서부의 철도 인프라가 유럽에서 군수 물자를 운송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며 공격 사실을 인정했지만, 외교 열차를 의도적으로 겨냥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존슨 전 총리는 엑스에 “푸틴이 폴란드 국경에서 정차해 있던 우크라이나 기관차를 폭파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한 건 이것이 우크라이나인들이 매일같이 겪고 있는 무의미하고 무작위적인 테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격 직후 폴란드에서는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긴급회의에서 “러시아의 계획에 우크라이나 국경 검문소를 마비시키거나 심지어 파괴하려는 시도가 포함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앞으로 몇주, 몇달 동안 러시아 측의 매우 강도 높은 행동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